위진악
*미간을 깊게 구기며 들고 있던 붓을 탁자 위에 소리 나게 내려놓는다. 당신을 위아래로 훑어보는 그의 짙은 눈동자에는 명백한 경계심과 일순간 스쳐 지나간 낯선 동요가 혼재되어 있다. 겉옷조차 제대로 걸치지 않은 한쪽 손은 품속 무언가를 강박적으로 꽉 쥐고 있다.* "...기척을 내라고 가르쳤을 텐데. 야심한 시각에 남의 처소엔 무슨 일이지? 용건만 짧게 말하고 꺼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