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테아의 강물이 검었다.
단순히 빛을 흡수하는 색이 아니었다. 수면 위로 떠오르는 기포 하나하나가 터질 때마다 희끄무레한 안개를 토해냈고, 그 안개는 바위를 타고 올라와 발목을 훑었다. 에린은 무릎을 꿇고 강변의 퇴적물을 손가락 끝으로 긁었다. 축축한 모래 사이에서 금속 조각이 나왔다.
성황청 인장이 찍힌 버클.
A급 이상의 탐사관에게만 지급되는 장비였다. 에린은 버클을 허리춤 주머니에 넣고 일어섰다. 강 건너편 절벽에 흑요석 결정이 박혀 있었고, 그 위로 칼데라의 능선이 이를 드러냈다. 협곡 사이를 관통하는 바람 소리는 짐승의 울음과 구분이 되지 않았다.
"세 번째 실종 지점."
에린은 혼잣말을 뱉으며 허리에 찬 성물을 만졌다. 은색 십자가 형태의 펜던트. 성황청 조사국에서 발급한 표준 장비지만, 이것만은 달랐다. 선대 대심판관이 직접 축복을 각인한 특수 성물이었다. 손바닥 위에서 미세한 떨림이 전해졌는데, 평소와는 다른 진동이었다. 맥박처럼 규칙적인 파동. 무언가에 반응하는 듯한.
에린은 눈을 가늘게 떴다. 강물의 흐름이 보고서와 달랐다. 레테아는 본래 느리고 점성이 높은 강이다. 마력을 품은 물은 꿀처럼 흐르며 접촉한 모든 것의 기억을 삼킨다. 그런데 지금, 수면이 거칠게 소용돌이치고 있었다. 흑요석 절벽을 때리는 파도가 바위를 깎아내며 검은 물보라를 일으켰다.
자연적인 현상이 아니었다.
에린은 강변을 따라 상류 쪽으로 이동했다. 장화 밑창에 젖은 이끼가 눌렸고, 썩은 광물 냄새가 코끝을 찔렀다. 삼십 보쯤 걸었을 때 강바닥의 지형이 바뀌었다. 자연 침식으로는 불가능한 각도였다. 90도에 가까운 직각으로 깎인 암반이 수면 아래로 이어지고 있었다.
에린은 배낭에서 측량 도구를 꺼냈다. 룬이 새겨진 황동 컴퍼스를 수면 위에 대자 바늘이 미친 듯이 회전했다. 마력 흐름의 교란. 컴퍼스를 거두고 직접 강변 암반의 절단면을 살폈다.
"이건 도구로 깎은 거야."
손톱 끝으로 절단면을 긁었다. 가루가 떨어지지 않았다. 마도 공학적 절삭이었다. 열과 마력을 동시에 가해야만 나오는 매끈한 표면. 에린의 시선이 절단면을 따라 위로 올라갔다. 협곡 벽면에도 같은 흔적이 있었다. 일정한 간격으로 파인 홈들이 거대한 빗살무늬처럼 벽면 전체를 가로지르고 있었다.
에린은 손끝을 홈의 안쪽에 밀어 넣었다. 흑요석 특유의 서늘함이 손가락 관절을 타고 올라왔다. 차가움 속에 정교함이 있었다. 홈의 모서리에는 미세한 곡면 처리가 되어 있었고, 손끝이 훑을 때마다 날카로움 없이 매끈하게 미끄러졌다. 자연이 만든 것이라면 반드시 남아야 할 거스러미가 없었다. 에린은 주머니에서 탄화목 연필을 꺼내 방수 양피지에 패턴을 스케치했다. 손이 빠르게 움직였다. 홈의 간격은 정확히 47센티미터. 깊이는 3센티미터. 오차가 없었다. 누군가 이 협곡의 벽면 전체를 악기의 줄을 조율하듯 깎아낸 것이다.
"자연의 섭리가 뒤틀려 있어. 누군가 의도적으로 풍경을 빚어낸 것처럼."
연필을 멈추고 고개를 돌렸다. 칼데라 중심부 방향. 협곡 너머로 보이는 것은 암석과 먼지뿐이었지만, 성물의 진동이 그쪽으로 갈수록 강해졌다. 용사 세 명이 실종된 지점도 모두 칼데라 경계선 안쪽이었다.
에린은 양피지를 접어 가슴 안주머니에 넣고 협곡 입구를 향해 걸었다.
벨리알은 아르스 마그나의 중앙 관제실에 있었다.
어둠 속에서 유일하게 빛나는 것은 벽면을 가득 채운 모니터링 룬들이었다. 수백 개의 마법진이 푸른빛으로 떠올라 있었고, 각각이 칼데라 외곽의 특정 지점을 비추고 있었다. 벨리알의 손가락이 허공을 가로질렀다. 세 번째 줄 일곱 번째 룬이 확대되며 강변의 영상을 선명하게 보여주었다.
한 여자가 협곡 입구를 향해 걷고 있었다.
벨리알의 왼손이 작업대 위의 설계도를 쓰다듬었다. 아직 잉크가 마르지 않은 도면이었다. 어젯밤 새벽까지 작업한 흑요석 협곡의 수문 설계도. 여백에는 작은 글씨로 이름이 적혀 있었다. 지난주 협곡 순찰 중 낙석에 깔린 하급 마족의 이름.
"구역 3-7, 접근 감지."
벨리알의 목소리에는 감정의 무게가 없었다. 옆에 서 있던 석상 골렘이 눈구멍에서 붉은 빛을 깜빡이며 반응했다.
"성황청 소속으로 보인다. 장비 등급은?"
골렘이 룬 데이터를 읽어냈다. 측량 도구, 방수 양피지, 탄화목 연필. 전투 장비가 아니라 조사 장비였다. 벨리알의 눈이 미세하게 좁아졌다. 조사관. 용사보다 귀찮은 존재다. 용사는 힘으로 밀어붙이다 함정에 걸리지만, 조사관은 흔적을 읽는다.
벨리알은 룬 화면을 다시 확대했다. 여자가 협곡 벽면의 홈을 스케치하는 장면이 보였다. 손놀림이 정확했다. 패턴의 핵심을 정확히 짚어내고 있었다. 수문 시스템의 배수 홈. 평상시에는 장식적인 침식 패턴으로 위장되어 있는 구조물이었다.
"제법이군."
벨리알은 의자에서 일어나지 않았다. 대신 오른손 검지로 허공에 선을 그렸다. 수문의 3차원 구조가 공중에 펼쳐졌다. 협곡 상류에 설치된 마도 공학 수문은 레테아의 유량을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었다. 평소에는 강물을 일정하게 흘려보내 자연스러운 외관을 유지하지만, 필요시 유량을 열 배까지 증폭시킬 수 있는 설계.
문제는 타이밍이었다. 너무 빨리 가동하면 조사관이 도주한다. 너무 늦으면 핵심 구역의 위치가 노출된다.
벨리알은 룬 화면 속 여자의 보폭을 계산했다. 현재 속도로 걸으면 협곡 내부 제2 분기점까지 약 삼백 보. 그곳은 양쪽 절벽이 가장 좁아지는 병목 지점이었고, 수문이 열리면 강물이 벽면의 배수 홈을 타고 쏟아져 퇴로를 완전히 차단하는 구조였다.
"수문 2번, 대기."
골렘의 눈이 주황색으로 바뀌었다.
에린이 협곡 안으로 들어선 순간, 공기가 바뀌었다.
바깥의 썩은 광물 냄새 대신 차갑고 건조한 돌 냄새가 폐를 채웠다. 협곡 벽면이 양쪽에서 좁혀오며 하늘을 가늘게 잘라냈다. 머리 위로 보이는 것은 핏줄처럼 가느다란 붉은 하늘 한 줄기뿐이었다.
발밑의 지면이 매끄러웠다. 자연적인 협곡이라면 울퉁불퉁한 자갈밭이어야 했다. 여기는 달랐다. 발바닥에 닿는 감촉이 연마된 석판 같았다. 에린은 걸음을 멈추고 쪼그려 앉았다. 손바닥을 바닥에 대자 미세한 진동이 느껴졌다. 지맥의 파동이었다. 마계의 지맥은 본래 불규칙하고 폭발적인데, 이곳의 파동은 고르고 정돈되어 있었다. 심박처럼.
성물이 반응했다.
가슴에 걸린 은색 펜던트가 열을 내기 시작했다. 옷감 너머로 전해지는 온기가 점점 뜨거워졌다. 에린은 펜던트를 꺼내 손바닥 위에 올렸다. 은색 표면에 미세한 문양이 떠올랐다가 사라졌다. 지맥의 파동과 정확히 같은 주기였다. 성물이 지맥 안정기의 파동과 공명하고 있었다.
에린의 손가락이 경직되었다. 이 진동 패턴은 성황청의 기록 어디에도 없었다. 마계에 이런 수준의 지맥 안정 기술이 존재한다는 보고는 단 한 건도 올라온 적이 없다.
벽면의 홈에서 물이 스며 나왔다.
처음에는 손가락 굵기의 줄기였다. 에린은 반사적으로 뒤를 돌아보았다. 왔던 길도 마찬가지였다. 양쪽 벽면의 홈에서 동시에 물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레테아의 검은 물. 냄새가 먼저 닿았다. 기억을 삼키는 강물 특유의 금속성 악취.
에린은 뛰기 시작했다. 협곡 입구 방향으로.
물의 속도가 더 빨랐다. 벽면의 홈들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었다. 정밀하게 설계된 배수로였다. 47센티미터 간격, 3센티미터 깊이의 그 홈들이 강물을 벽면 전체로 균일하게 분배하고 있었다. 에린이 스케치했던 그 패턴이 지금 그녀를 죽이려 하고 있었다.
물이 발목까지 찼다.
장화 안으로 스며든 물의 감촉은 차갑다기보다 따뜻했다. 체온과 비슷한 온도. 그것이 더 역겨웠다. 에린은 성물을 움켜쥐고 성광 방벽을 전개했다. 은빛 빛이 몸 주위로 반구를 형성했지만, 물은 방벽의 표면을 타고 올라왔다. 레테아의 물은 마법이 아니라 자연물이었다. 성스러운 가호는 자연 현상을 차단하지 못한다.
에린은 벽면을 올라보았다. 절벽 높이는 최소 이십 미터. 비행 마법을 시도할 수 있지만, 보고서에는 이 협곡의 바람이 4서클 이하의 비행 마법을 찢어버린다고 적혀 있었다. 에린의 서클 등급은 3이었다.
물이 무릎에 닿았다. 검은 수면에 자신의 얼굴이 비쳤다. 일그러진 반사상.
벨리알은 모니터링 룬 앞에 앉아 있었다.
푸른 빛이 얼굴 절반을 비추고 있었다. 나머지 절반은 어둠에 잠겨 있었다. 화면 속에서 여자가 벽면을 기어오르려 시도했다가 미끄러졌다. 물에 젖은 흑요석은 마찰 계수가 0에 수렴한다. 설계 의도대로였다.
벨리알은 움직이지 않았다.
여자의 표정이 변하는 과정을 관찰했다. 처음에는 분석적인 눈빛이었다. 상황을 파악하고 변수를 계산하고 탈출 경로를 모색하는 조사관의 얼굴. 그것이 물이 허벅지에 닿으면서 바뀌기 시작했다. 눈꼬리가 내려갔다. 입술 양 끝이 미세하게 떨렸다. 손가락이 성물을 쥔 채 하얗게 질려갔다.
공포가 이성을 잠식하는 과정.
벨리알의 시선이 여자의 손에 머물렀다. 성물을 쥔 그 손이 떨리고 있었다. 떨림의 주기가 점점 빨라졌다. 처음에는 초당 두세 번이던 것이 지금은 다섯 번을 넘겼다. 호흡도 함께 빨라지고 있을 것이다. 횡격막이 수축하고 부신에서 코르티솔이 분비되고 동공이 확장되는 일련의 생리적 반응.
벨리알은 의자 팔걸이 위에서 자신의 손가락이 무의식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알아챘다. 허공에 곡선을 그리고 있었다. 여자의 떨림 주기를 따라가는 곡선. 악보 위의 음표 배치를 시뮬레이션하듯.
흥미로운 반응이었다.
자신이 설계한 공간이 하나의 생명체를 압박하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은, 완성된 건축물에 처음으로 빛이 드는 순간을 보는 것과 비슷한 감각이었다. 설계도 위의 선이 현실에서 기능하는 순간. 이론이 증명되는 순간. 여자의 공포는 수문 시스템이 의도대로 작동하고 있다는 가장 확실한 증거였다.
기묘한 것이 있었다. 왼쪽 상반신의 흉터가 미세하게 욱신거렸다. 재생과 괴사를 반복하는 성검의 상흔이 지맥 안정기의 출력 변동에 반응하는 것인지, 아니면 다른 무엇 때문인지 판별할 수 없었다. 벨리알은 그 감각을 건축 용어로 분류하려 했다. 구조적 공명도 아니고, 하중 불균형도 아니었다. 완벽하게 설계된 수문 시스템에 예측 불가능한 변수가 끼어든 것에 대한 불쾌감. 도면 위에 떨어진 잉크 얼룩 같은 것. 지울 수 있지만 한번 번진 자국은 종이의 결을 바꿔놓는다.
작업대 위 설계도의 여백에 적힌 이름들이 시야 끝에 걸렸다. 죽은 부하들의 이름. 벨리알은 시선을 돌리지 않았다. 대신 화면 속 여자를 계속 바라보았다. 여자가 벽면에 등을 기대고 서서 물의 상승 속도를 측정하고 있었다. 공포 속에서도 데이터를 수집하는 습관을 버리지 못하는 것이다.
제법이었다. 정말로.
물이 허리까지 찼을 때 에린은 벽면의 홈 패턴을 다시 올려다보았다.
숨이 가빴다. 성물의 열기가 쇄골을 데우고 있었고, 검은 물의 표면에서 올라오는 안개가 시야를 흐렸다. 벽면의 홈이 보였다. 물이 흘러내리는 홈과 마른 홈이 있었다. 물이 흘러내리는 홈은 수직이었고, 마른 홈은 사선이었다. 그 사이에 물이 닿지 않는 구간이 존재했다.
에린의 호흡이 바뀌었다.
사선 홈의 각도를 눈으로 추적했다. 15도. 모든 사선 홈이 동일한 각도로 기울어져 있었고, 그 끝은 벽면의 한 지점을 향해 수렴하고 있었다. 협곡 벽면 중간 높이, 약 칠 미터 지점. 거기에 홈들이 만들어내는 빈 공간이 있었다. 사람 하나가 서 있을 수 있는 크기의 선반 같은 돌출부.
에린의 입이 벌어졌다.
이것은 함정이면서 동시에 건축이었다. 배수 홈의 배치가 만들어내는 기하학적 패턴은 물의 흐름을 제어하면서 동시에 벽면에 구조적 강도를 부여하고 있었다. 힘과 아름다움이 동일한 선 위에 놓여 있었다. 협곡 벽면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악보였고, 물은 그 위를 흐르는 선율이었다.
에린은 양피지를 꺼낼 수 없었다. 물속이었다. 대신 벽면의 패턴을 기억 속에 각인했다. 사선 홈의 수렴점. 수직 홈의 간격. 물이 닿지 않는 구간의 배치. 이것을 만든 자는 단순히 살인을 설계한 것이 아니었다. 협곡 자체를 작품으로 만들어버린 것이다.
물이 가슴에 닿았다.
에린은 몸을 틀어 사선 홈의 수렴점을 향해 벽면을 잡았다. 젖은 흑요석이 미끄러웠지만, 마른 홈의 가장자리에 손가락을 걸 수 있었다. 손톱이 갈렸다. 피가 번졌다. 한 홈, 두 홈. 사선 홈을 따라 올라가며 마른 구간을 발판 삼아 기어올랐다.
물이 계속 차올랐다. 사선 홈의 설계 덕분에 이 경로에는 물이 흐르지 않았다. 누군가 의도적으로 남겨둔 탈출 경로처럼.
아니. 에린은 생각을 고쳤다. 탈출 경로가 아니다. 이것은 감상 경로다. 물에 잠기는 협곡의 전경을 가장 잘 내려다볼 수 있는 위치. 관객석.
돌출부에 올라섰다. 발 아래로 검은 물이 소용돌이치고 있었다. 입구도 출구도 보이지 않았다. 물이 모든 것을 삼키고 있었다.
에린은 벽에 등을 붙이고 숨을 골랐다. 돌출부의 폭은 팔 길이 하나 남짓이었다. 양 옆으로 사선 홈이 물을 배수하며 이 좁은 선반을 지켜주고 있었다. 성물이 여전히 뜨거웠다. 진동이 빨라지고 있었다. 지맥 안정기와의 공명이 강해진다는 뜻이었다.
"보고 있지."
에린이 말했다. 협곡의 벽을 향해. 아무도 없는 공간을 향해.
"이 구조를 만든 자. 지금 나를 보고 있을 거야."
벽면의 홈 하나에 박힌 작은 결정이 푸른빛을 띠고 있었다. 모니터링 룬. 에린의 손이 그것을 향해 뻗었다.
벨리알의 입꼬리가 미세하게 올라갔다.
화면 속 여자가 돌출부에 도달했다. 예비 탈출 경로를 찾아낸 것이다. 벨리알이 설계할 때 남겨둔 관측 포인트. 함정의 예술성을 감상할 수 있는 최적의 위치이자, 수문의 2차 가동 시 가장 먼저 잠기는 지점.
여자가 모니터링 룬을 발견했다. 정확히 렌즈를 향해 말하고 있었다.
"흥미로운 구조적 직관이야."
벨리알은 그렇게 중얼거리며 허공에 그리던 곡선을 멈췄다. 오른손이 작업대 아래의 레버를 향해 내려갔다. 수문 2차 가동 장치. 이것을 당기면 강물의 유량이 세 배로 증폭되고, 돌출부는 사 분 내에 수면 아래로 잠긴다.
여자의 손이 모니터링 룬에 닿는 순간, 성물에서 뿜어져 나온 은빛 파동이 룬을 타격했다. 화면이 지직거렸다. 벨리알의 눈이 가늘어졌다. 성물의 파동이 지맥 안정기의 주파수와 간섭을 일으키고 있었다. 단순한 조사관의 장비가 아니었다.
벨리알은 레버에서 손을 떼지 않은 채 왼손으로 지맥 안정기의 출력 모니터를 불러왔다. 수치가 흔들리고 있었다. 간헐적으로 감지되던 미세한 출력 변동이 지금 이 순간 급격하게 증폭되고 있었다. 지하 기단의 진동까지 연쇄적으로 발생하고 있었다.
저 성물은 뭐지.
벨리알은 화면 속 여자의 손에 쥐인 은색 십자가를 확대했다. 표면의 문양이 선명하게 잡혔다. 성황청 표준 장비 어디에도 없는 각인이었다. 선대 마왕의 기록실에서 본 적 있는 문양과 흡사한 윤곽.
물이 돌출부의 가장자리를 핥기 시작했다. 에린의 발끝이 검은 물에 잠겼다. 벨리알은 손가락을 튕겼다.
수문이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