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화
폭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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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종은 밤에 온다. 사람들의 방어가 풀릴 때.
밤 12시. 이준의 서재. 모니터 두 대가 켜져 있었다. 왼쪽은 포털 실시간 검색어. 오른쪽은 팩트인사이트 홈페이지. 새로고침을 누르지 않았다. 누르지 않아도 올라올 것은 올라온다. 이준은 그것을 15년 동안 봐왔다.
12시 3분. 팩트인사이트가 아니었다. 다른 매체였다. '연예뒤통수'라는 이름의 유튜브 채널. 구독자 87만. 이 업계에서 레거시 미디어보다 빠른 것은 항상 유튜브였다.
[긴급] 강이준 열애 사진, 조수석 여성은 서은아가 아니다? — 대역 의혹 제기
썸네일이 자극적이었다. 원본 기사 사진과 서은아의 공항 사진을 나란히 놓고, 턱선 각도가 다르다는 빨간 화살표. 쪽머리의 방향이 다르다는 노란 원. 프로의 분석이 아니었다. 아마추어의 확신이었다. 하지만 이 업계에서 아마추어의 확신은 프로의 분석보다 빠르게 퍼졌다.
5분 만에 조회수 12만. 10분 만에 실시간 검색어 진입. '강이준 대역', '서은아 조작', '열애 가짜'. 단어들이 올라가고 있었다. 이준이 3일 동안 쌓아온 '공식 인정'의 프레임이 12분 만에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준은 모니터 앞에서 자세를 바꾸지 않았다. 바꾸면 동요한 것이었다. 동요는 판단을 흐린다. 15년 동안 모니터 앞에서 자세를 바꾼 적은 세 번이었다. 첫 번째는 데뷔작 시청률이 1%를 기록했을 때. 두 번째는 차서린과의 마지막 통화. 세 번째는 — 아직 오지 않았다.
휴대폰이 진동했다. 도윤.
"형, 봤어요?"
"봤어."
"PR팀 이민재 팀장님이 긴급 대응 회의 소집했어요. 지금 본사로 —"
"안 가."
이준의 목소리는 평소와 같았다. 그것이 오히려 도윤을 불안하게 만들었을 것이다. 이준이 평소와 같다는 것은 이미 계산이 끝났다는 뜻이거나, 계산을 포기했다는 뜻이었다. 7년 동안 후자는 한 번도 없었다.
"반박합니까?"
"반박하면 키워드가 올라간다. 이민재가 말했잖아."
"그럼 뭘 해요?"
"전환."
반박도 침묵도 아닌 세 번째 선택지. 전환. 의제를 바꾸는 것. 사람들의 시선을 '조작 의혹'에서 다른 곳으로 돌리는 것. 이준은 3초 안에 전환의 방법을 계산했다. 방법은 하나였다. 더 큰 이슈를 만드는 것. 박대건이 1화에서 말한 것과 같았다. 얼에 얼을 덮는 것.
하지만 이번에는 박대건의 설계가 아니었다. 이준 자신의 선택이었다. 그 차이가 중요했다.
이준은 도윤에게 다시 전화했다.
"서은아 씨한테 연락해. 내일 리허설 스케줄 확인하고, 대기실 위치 알려줘."
"…형이 직접 가려고요?"
"전환에는 이미지가 필요해."
이준은 전화를 끊었다. 이미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맞는 말이었다. 하지만 전부는 아니었다. 서은아의 손이 떨릴 수 있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머리보다 먼저 든 생각. 그것을 인정하면 계산 밖으로 나가는 것이었다. 이준은 인정하지 않기로 했다. 인정하지 않는 것도 15년의 기술이었다.
최지훈에게 문자를 보냈다.
[연예뒤통수 채널. 당신 쪽이 아니죠?]
30초 후에 답이 왔다.
[제 기사가 아닙니다. 김형우 라인입니다. 그리고 — 내가 막아줄 수 있는 건 여기까지예요. 진짜 판은 이제 열립니다.]
진짜 판. 이준은 그 단어를 곱씹었다. 최지훈이 '여기까지'라고 했다는 것은 더 이상 정보를 교환할 여지가 없다는 뜻이었다. 4화에서 맺은 거래의 유통기한이 끝난 것이었다. 이제부터는 각자의 판이었다.
이준은 태블릿을 열었다. 김형우. 4화 논현동 카페 앞에서 플래시를 터뜨린 파파라치. 소속 없음. 한 방 주의자. 그가 연예뒤통수 채널에 사진을 공급한 것이었다. 돈인가, 이름인가. 아마 둘 다일 것이다.
같은 시각. 서은아의 숙소.
서은아는 잠들지 못하고 있었다. 내일 오후 2시 안무 리허설. 멤버들과 마주해야 했다. 유리아와 마주해야 했다. '혼자 살겠다는 거야'라는 말이 아직 벽에 부딪혀 돌아오고 있었다.
휴대폰을 들었다. 알림이 78개. 전부 확인하지 않았다. 하나만 확인했다. 루나틱 팬카페.
— 조수석 서은아 아니라는데 ㅋㅋ 조작 확정
— 강이준이 왜 서은아를? 레벨 차이가 너무 나는데
— 불쌍하긴 한데 거짓말하면 안 되지
— 은아야 제발 해명해 팬들한테만이라도
서은아는 화면을 껐다. 해명할 수 없었다. 계약서의 비밀유지 조항이 입을 막고 있었다. 14페이지. 이준의 것보다 2페이지 많은 계약서. 해명하면 5억이 즉시 상환된다. 해명하지 않으면 거짓말쟁이가 된다. 어느 쪽이든 지는 게임이었다. 서은아는 지는 게임에 익숙했다. 7년 동안 그래왔으니까.
하지만 익숙한 것과 괜찮은 것은 달랐다.
거실 시계가 12시 34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내일 리허설까지 13시간 26분. 그 시간 동안 잠을 자야 했고, 감정을 정리해야 했고, 유리아를 마주할 준비를 해야 했다. 셋 중 가능한 것은 하나도 없을 것 같았다. 서은아는 그래도 침대에 누울 것이었다. 눕는 것과 자는 것은 달랐다. 눕기만 해도 몸은 쉰다. 마음이 쉬지 않아도.
욕실 거울 앞에 섰다. 얼굴을 씻었다. 차가운 물이 볼을 타고 흘렀다. 거울 속의 얼굴은 화장기 없이 창백했다. 눈 밑이 어두웠다. 내일 무대 리허설 전에 컨실러를 발라야 했다. 프로니까. 무대 위에서는 무너진 얼굴을 보여줄 수 없었다.
거울 속의 자신에게 말했다.
"버텨."
한 단어. 서은아의 방어는 항상 한 단어였다. 길게 말하면 감정이 새어나온다. 한 단어면 충분했다. 7년 동안 그 한 단어로 버텨왔다.
다음 날 오후. 방송국 대기실.
루나틱의 마지막 앨범 프로모션 녹화. 서은아는 대기실 소파에 앉아 있었다. 메이크업이 완료된 얼굴. 컨실러가 눈 밑의 어둠을 덮고 있었다. 무대 위의 얼굴이었다. 무대 아래의 얼굴은 거울 앞에 두고 왔다.
유리아가 맞은편에 앉아 있었다. 눈이 마주치지 않았다. 의도적이었다. 유리아는 감정을 숨길 때 시선을 피하는 사람이었다. 5년 동안 같은 무대에 선 서은아는 그것을 알고 있었다.
하은이 사이에 앉아 있었다. 막내는 언제나 사이에 있었다. 충돌을 완화하는 것이 막내의 역할이었다. 하은은 그 역할을 자처하지 않았다. 자연스럽게 그 자리에 앉은 것이었다. 스물한 살의 직감이었다.
스태프가 문을 열었다.
"5분 후 리허설 시작합니다."
서은아가 일어섰다. 유리아가 일어섰다. 하은이 일어섰다. 세 명이 대기실을 나서는 순간, 서은아의 손이 떨렸다. 오른손. 마이크를 잡는 손이었다.
떨림은 0.5초 만에 멈췄다. 서은아가 멈춘 것이었다. 의지로. 무대 위에서 떨면 안 된다. 떨림은 카메라에 찍히고, 카메라에 찍히면 기사가 된다. '서은아, 열애 후폭풍에 손 떨림?' 제목이 눈에 보였다. 서은아는 그 제목을 머릿속에서 지우고 복도를 걸었다.
리허설 무대에 올라갔다. 조명이 켜졌다. 음악이 시작됐다. 마지막 앨범의 타이틀곡. 서은아는 센터에 섰다. 유리아는 왼쪽 두 번째. 하은은 오른쪽.
음악이 흘렀다. 몸이 움직였다. 7년의 근육 기억이 동작을 만들었다. 감정과 상관없이. 프로의 몸은 프로의 일을 했다. 서은아는 그것에 감사했다. 머리가 무너져도 몸은 무너지지 않는다. 그것이 7년이었다.
2절이 시작되었을 때 — 서은아는 유리아를 보았다. 안무 상 시선 교환 포인트였다. 유리아도 서은아를 보았다. 1초. 유리아의 눈에 분노가 있었다. 하지만 그 아래에 다른 것이 있었다. 두려움. 팀이 무너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 서은아는 그것을 읽었다. 리더니까.
서은아는 시선을 돌리지 않았다. 안무가 그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3박 후 회전. 유리아의 시선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1초 동안 본 것은 3초 동안 남았다. 유리아의 분노 아래의 두려움. 그것은 서은아가 처음 계약서에 사인할 때 느낀 것과 같은 것이었다. 잃는 것에 대한 두려움. 유리아도 루나틱을 잃고 싶지 않았다. 방법이 달랐을 뿐이었다.
리허설이 끝났다. 조명이 꺼졌다. 서은아가 무대를 내려오는 순간 — 대기실 쪽에서 소란이 들렸다. 스태프의 목소리.
"저기요, 여기 관계자 외 출입 금지 —"
복도 끝에 사람이 서 있었다. 검은 터틀넥. 차콜 코트. 시계 없는 손목.
강이준이었다.
서은아는 멈췄다. 이준이 왜 여기에 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스케줄에 없었다. 도윤에게서 연락도 없었다. 이준은 계획에 없는 행동을 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15년 동안 그래왔다고 알고 있었다.
이준이 걸어왔다. 3걸음. 서은아 앞에 섰다. 아무 말 없이 코트를 벗어 서은아의 어깨에 걸쳤다. 서은아의 좁은 어깨를 코트가 덮었다. 리허설 후 땀에 젖은 몸이 식지 않도록. 혹은 — 떨리는 손이 보이지 않도록.
서은아가 이준을 보았다. 이준은 서은아를 보지 않았다. 복도 끝의 비상구 표지판을 보고 있었다.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 그것이 이준의 방식이었다. 하지만 코트는 이미 서은아의 어깨 위에 있었다.
"여기서 울면, 내일 기사 제목이 바뀝니다."
이준이 말했다. 서은아를 보지 않은 채. 목소리는 차가웠다. 하지만 코트는 따뜻했다. 서은아는 그 모순을 이해했다. 이 사람은 따뜻한 것을 차가운 말로 포장하는 사람이었다. 15년 동안 그래온 사람.
"안 울어요."
서은아가 말했다. 사실이었다. 울지 않았다. 프로니까. 하지만 코트를 벗지도 않았다.
복도 끝에서 스태프의 카메라가 반짝였다. 누군가 휴대폰을 들고 있었다. 이준은 그것을 알고 있었다. 알면서 코트를 벗어준 것이었다. 찍힐 것을 알면서.
계산이었다. 조작 의혹을 덮기 위한 이미지 전환. '강이준이 서은아를 감싸는' 영상 하나가 '조수석 대역 의혹' 기사 열 개를 이길 수 있었다. 이 업계에서 감정은 팩트를 이긴다. 따뜻한 이미지 한 장이 차가운 분석 열 줄을 지운다. 이준은 그것을 알고 코트를 벗었다.
하지만 — 이준은 자신의 손을 보았다. 코트를 벗을 때 손이 먼저 움직였다. 머리보다 먼저. 계산보다 먼저. 15년 동안 머리가 손보다 빨랐는데. 오늘은 손이 먼저였다.
3초 후에 그 영상이 유출될 것이었다. '강이준, 서은아를 감쌌다.' 실시간 숏폼 제목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
이준은 돌아섰다. 복도를 걸어갔다. 서은아는 코트를 입은 채 서 있었다. 코트에서 이준의 냄새가 났다. 향수가 아니었다. 비누 냄새. 깨끗하고 건조한 냄새. 이준이라는 사람과 어울리는 냄새였다.
서은아는 코트 안에서 손을 쥐었다. 떨림은 멈춰 있었다.
그날 밤. 이준의 서재.
숏폼 영상 조회수 340만. '강이준 서은아 코트'가 실시간 검색어 1위. '조작 의혹'은 3위로 밀려났다. 전환이 성공한 것이었다. 이준은 숫자를 보며 계산했다. 코트 한 벌이 유튜브 채널 하나를 이겼다. 이미지의 힘이었다. 사실보다 이미지가 먼저 도착하는 세계.
하지만 이준은 계산 너머의 것을 생각하고 있었다. 코트를 벗어줄 때 서은아의 어깨에 닿은 손. 7화에서 잡았던 손과는 다른 감각이었다. 손은 계약이었지만, 코트는 — 무엇이었을까. 계산이었다고 말하면 편해진다. 그런데 편해지지 않았다.
휴대폰이 진동했다. 박대건.
[잘했다. 필요한 불이었어.]
필요한 불. 박대건에게 이 모든 것은 '필요한 불'이었다. 조작 의혹도, 코트 영상도, 서은아의 떨리는 손도. 전부 설계의 일부. 이준은 그것을 알면서도 코트를 벗어준 것이었다. 설계 안에서 움직인 것인가. 설계 밖에서 움직인 것인가. 이준은 그 경계를 구별할 수 없었다.
태블릿을 열었다. 내일 오전. 청담 펄리스 VVIP 파티 초대장이 도착해 있었다. 새해 시즌 마지막 업계 행사. 1화에서 시상식 뒤풀이를 했던 그 장소. 같은 샴페인, 같은 소파, 다른 의미.
이번에는 혼자가 아니었다. 서은아와 함께 가야 했다.
이준은 코트를 보았다. 서재 의자에 걸려 있었다. 서은아에게서 돌려받은 코트. 아직 비누 냄새가 나야 하는데, 이상하게 다른 냄새가 섞여 있는 것 같았다. 서은아의 냄새인지, 리허설 무대의 냄새인지, 아니면 이준의 착각인지.
코트 자락이 휘날렸고, 카메라는 그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
그때 도윤에게서 문자가 왔다.
[형, 김형우가 내일 파티에서 찍을 준비하고 있대요. 그리고 — 예약 업로드 하나 더 걸어놨답니다.]
이준은 도윤에게 전화했다.
"예약 업로드 내용이 뭔데."
"…제목만 떴어요. '강이준이 숨긴 여자 — 조수석의 2번째 사진.'"
2번째 사진. 1번째가 아닌 2번째. 김형우에게 사진이 하나 더 있었다. 이준이 모르는 사진이.
코트를 보았다. 서재 의자에 걸려 있었다. 따뜻했던 코트. 하지만 지금은 차가운 것만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