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화. 소금이 사라진 날
아드리안의 말은 이틀 만에 현실이 되었다.
첫 번째 징조는 소금 상인이었다. 매주 수요일이면 남부에서 올라오던 소금 마차가 오지 않았다. 수요일이 지나고, 목요일이 지나고, 금요일 아침이 되어서야 토마스가 뛰어왔다.
남부에서 올라오는 소금 가격이 두 배로 뛰었다. 카르테시아 영지뿐이 아니었다. 남부 물류 루트를 이용하는 모든 거래처에서 동시에 가격이 올랐다.
동시에.
에스텔라는 그 단어에서 칼날을 느꼈다. 시장에서 가격이 동시에 오르는 경우는 두 가지뿐이다. 전쟁이 터졌거나, 누군가 짰거나.
전쟁은 아니다. 그러면 답은 하나.
토마스가 집무실로 뛰어 들어왔다. 구부정한 허리가 평소보다 더 굽어 있었다. 숨이 차서 첫 마디가 끊겼다. 이 노인이 뛰는 것을 에스텔라는 처음 보았다.
「아가씨…… 소금이 끊겼습니다.」
「끊겼다고요?」
「남부 상단 세 곳에 연락을 넣었는데, 전부 가격을 올렸습니다. 한 곳은 아예 물건을 안 판다고요.」
「이유는?」
「'상황이 변했다'는 말만 되풀이합니다. 세 곳 전부요.」
「전부. 동시에.」
토마스가 고개를 숙였다.
「……네.」
'동시에 움직인다는 건, 누군가 지시했다는 뜻이야. 자연스러운 등락이 아니라 설계된 봉쇄다.'
에스텔라가 창가로 걸어갔다. 금이 간 창문 너머로 영지 남쪽 길이 보였다. 어제까지 수레가 다니던 길이 텅 비어 있었다. 바퀴 자국 위로 풀이 바람에 눕고 있었다. 길 위에 참새 한 마리가 앉아 있었다. 사람이 지나지 않는 길에는 새가 앉는다. 그것이 단절의 풍경.
「토마스. 소금 창고로 안내하세요.」
지하 저장고까지 좁은 계단을 내려갔다. 돌벽에서 냉기가 올라왔다. 토마스가 등불을 들었다. 빛이 저장고 안쪽으로 스며들었다. 나무 통 열두 개가 줄지어 있었다. 에스텔라가 가장 가까운 통의 뚜껑을 열었다. 손을 넣어 소금을 움켜쥐었다. 손가락 사이로 하얀 결정이 흘러내렸다.
「절반도 안 차 있어요.」
다음 통. 그 다음 통. 다섯 번째부터는 비어 있었다.
「열두 통 중 네 통만 남았습니다. 그것도 반쯤.」
토마스가 등불을 들어 맨 안쪽을 비추었다. 빈 통 위에 먼지가 쌓여 있었다. 오래전부터 비어 있었다는 뜻.
「하인리히 집사가 관리할 때부터 줄고 있었던 겁니다. 소금도 빼돌렸다는 뜻이에요.」
에스텔라의 목소리가 차가워졌다. 파산의 설계가 소금 창고에까지 미쳐 있었다.
계단을 올라왔을 때 카일이 서 있었다. 문을 열 때 갑옷이 문틀에 부딪히는 소리. 입이 일직선으로 다물려 있었다.
「확인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남부 보급로의 상인 세 곳이 카르테시아 행 물자를 전부 거부하고 있습니다. 대공가와 거래하는 상단이 압력을 넣었다고요.」
「어떤 압력입니까?」
「카르테시아에 물건을 팔면 대공가의 거래처에서 제외하겠다는 통보를 받았답니다.」
「칼로 막은 게 아니라 돈으로 막았군요.」
에스텔라가 창을 등지고 돌아섰다.
「그게 더 무섭습니다. 칼은 한 번이지만, 돈은 매일 죕니다.」
카일의 주먹이 쥐어졌다. 검 손잡이 위의 굳은살이 하얗게 드러났다. 이 남자에게는 칼로 벨 수 있는 적이 필요하다. 그런데 지금의 적은 장부와 봉인 뒤에 숨어 있다.
에스텔라는 그 주먹을 보았다. 겨울 원정 때 동사자가 나왔다는 분노로 벽돌을 맨주먹으로 부쉈던 손. 아직 상처가 완전히 아물지 않은 손등.
「기사단장님, 지도 좀 봐주시겠습니까.」
탁자 위에 양피지를 펼쳤다. 깃펜으로 교역로를 그렸다. 카르테시아를 중심으로 네 방향. 남쪽으로 항구까지 직선. 북쪽으로 황도. 서쪽에 광산 지대. 동쪽에 곡창지대.
남부 루트에 굵은 선을 그었다. 차단.
「남부가 막혔습니다. 하지만 동부 곡창지대를 경유하면 우회할 수 있어요.」
카일이 지도에 시선을 내렸다. 보급로를 읽는 눈. 보급선이 끊기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이 남자는 겨울 원정에서 뼈로 배웠다.
「동부 경유면 산맥을 넘어야 합니다. 호위도 필요합니다. 산적이 있는 구간이에요.」
「거리가 세 배. 비용은?」
「마차 임대, 호위 용병, 통행세까지 합치면 다섯 배는 봐야 합니다.」
에스텔라가 깃펜을 내려놓았다.
「돈이 없으면 길을 만들 수 없고, 길이 없으면 돈을 벌 수 없습니다. 닭과 달걀이에요.」
카일이 지도를 한참 들여다보다 고개를 들었다. 에스텔라를 똑바로 보았다.
「저 상인에게 빌려야 합니까.」
에스텔라는 대답하지 않았다.
아드리안의 미소가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금테 안경 너머의 녹색 눈. 반 포대의 오차를 잡아내던 손가락. 소금이 끊기면 다시 찾아올 거라는 걸, 저 남자는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
'거절당할 조건을 먼저 내밀고, 거절하게 만들고, 봉쇄가 오면 필요한 것을 들고 나타나는 수법이다. 대상의 주가를 떨어뜨리고, 싸게 사들이는 거야.'
하지만 선택지가 없다. 대공이 남부를 막고 있고, 아드리안만이 그 봉쇄를 뚫을 수 있다.
지도를 다시 보았다. 동부 우회로에 깃펜으로 점선을 그었다. 가능성의 선. 아직 실현되지 않은 길. '점선은 희망이고, 실선은 실행이다.' 누군가의 말이 떠올랐다. 희망을 실행으로 바꾸지 못한 사람은 사라졌다.
'이번에는 바꿔야 한다. 점선을 실선으로.'
그날 저녁, 아드리안의 대리인이 다시 영지에 도착했다. 중년 여성은 봉인된 서한 하나를 건네고 말없이 마차로 돌아갔다. 마차에 상단 문장은 없었다.
서한을 펼쳤다. 금박 천칭 아래, 짧은 글씨.
「조건을 바꾸겠습니다. 독점권 대신, 다른 것을 원합니다. ——직접 만나시죠.」
에스텔라가 서한을 접었다. 손가락 끝에서 금박 가루가 떨어졌다.
독점권이 아닌 무언가. 이 남자가 돈이 아닌 것을 원한다면, 돈보다 비싼 것을 노리고 있다는 뜻이다. 돈보다 비싼 것. 이 세상에 그런 게 있나.
있다. 돈을 만드는 능력. 금고가 아니라 머리.
카일이 문 앞에 서 있었다. 벽에 기대지 않고 똑바로.
「……또 갑니까?」
「가야 합니다. 하지만 빌리러 가는 게 아닙니다.」
「그러면 뭘 하러?」
「팔러 갑니다. 이 안에 있는 걸.」
에스텔라가 관자놀이를 가리켰다. 카일은 한참 에스텔라를 보았다. 이해한 건지 못한 건지. 하지만 결정은 내린 듯했다.
「이번엔 내가 같이 갑니다.」
명령도 요청도 아닌 통보. 에스텔라는 고개를 끄덕였다.
밤이 깊어지고 있었다. 남쪽 하늘에 별이 떠 있었다. 그 별빛 아래로, 어딘가에서 소금을 실은 마차가 카르테시아를 피해 돌아가고 있을 것이다.
별은 아름다웠다.
하지만 아름다움으로는 고기를 절일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