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화. 바람이 가져온 소문
달리기 중에 기감을 쓰려 했다.
스물여섯 바퀴째. 서른 바퀴까지 네 바퀴 남았다. 달리면서 몸의 상태를 점검했다. 다리의 근력이 한 달 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달라져 있었다. 발바닥이 딛는 흙의 감촉이 선명해졌다. 호흡이 리듬을 타고 있었다.
달리기를 마치고 운이 맥을 짚었다.
"회복 시간이 줄었습니다."
"얼마나?"
"세 호흡입니다. 어제까지 네 호흡이었는데."
"서른 바퀴는 언제 됩니까?"
"내일이면 될 것 같습니다."
기다리던 숫자가 가까워지고 있었다.
열여섯 번째 호흡에서 잡혔다. 어제보다 두 호흡 빨랐다. 여전히 안개 같지만, 안개의 밀도가 달라지고 있었다. 집중하면 잡히고, 놓으면 사라지는 건 여전하다. 하지만 잡히는 시간이 길어졌다. 반 호흡에서 한 호흡으로.
느리다. 하지만 존재한다.
달리기를 마치고 물을 마시며 세가의 아침을 지켜봤다.
아침밥 때 형제 넷이 마주앉았다. 평소에는 각자 시간이 다른데, 오늘은 드물게 겹쳤다.
큰형이 밥을 먹으며 말했다.
"어젯밤 연무장에서 수련하다가 담장 너머에서 이상한 기척을 느꼈다."
숟가락을 내려놓을 뻔했다. 겨우 참았다.
"이상한 기척이요?"
셋째가 물었다.
"기척이라기보다 바람이 이상했다. 담장 동남쪽 모서리 쪽에서 바람의 결이 틀어졌다."
둘째가 차분하게 물었다.
"형. 그 기척이 사람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모르겠다. 나갔을 때는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뭔가 있었다."
"아버지께 보고하셨습니까?"
"했다. 아버지가 경비를 더 강화하라 하셨다."
셋째가 끼어들었다.
"곽현 건 끝난 게 아닌 거지요?"
큰형이 고개를 끄덕였다.
"끝이 아니다. 시작이다."
밥을 먹으며 생각했다. 큰형도 담장 너머의 존재를 감지하기 시작했다. 곽현 구금 이후 경비 재편이 끝났고, 표면적으로 세가는 안정을 되찾은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약재 상인은 여전히 세가에 출입하고 있었다. 아버지가 내치지 않은 것이다.
미끼로 쓰겠다는 뜻이다.
내가 9화에서 둘째에게 말한 것. "나가는 게 아니라, 들어오게 해야 합니다." 그 말이 둘째를 거쳐 아버지에게까지 전달된 것이다. 내 말이 실행되는 것을 지켜보는 기분은 복잡했다. 유용해졌다는 안도와, 도구가 되고 있다는 경계가 공존했다. 전생에서 하륜의 계책을 받아들일 때마다 느끼던 것과 같았다. 쓸모 있는 신하는 쓸모 있는 만큼 위험하다. 그리고 나는 지금 — 아들이면서 동시에 쓸모 있는 존재가 되어가고 있다.
오후. 아버지가 가신들에게 외부 정보를 공유하는 자리가 열렸다.
큰 전각이 아니라 서재였다. 가신 중 핵심만 참석하는 소규모 회의. 형제 넷이 배석했다.
아버지의 정보망이 가져온 소식 세 가지.
첫째, 종남파에서 내부 분쟁이 일어나 장문인이 교체되었다.
"새 장문인은 어떤 사람입니까?"
큰형이 물었다.
"삼 대 제자 출신이다. 전임보다 강경하다는 평이 있다."
둘째가 물었다.
"강경하다면 외부에 대해서도 그렇다는 뜻입니까?"
"아직은 모른다. 지켜봐야지."
둘째, 흑점의 약재 거래량이 전월 대비 크게 늘었다.
셋째 소식에서 방 안의 공기가 변했다.
"사파 변방의 군벌이 이제 중형 상단까지 삼켰다. 하오문에서 경계령이 내려왔다. 흑점의 물류 흐름이 그쪽으로 기울고 있다."
셋째가 물었다.
"이름이 없습니까? 그 군벌의."
"이름이 없는 게 아니라 이름을 숨기는 거다. 이름을 숨기는 자가 가장 위험하다."
큰형이 주먹을 쥐었다.
"천룡세가와 직접 부딪힐 가능성이 있습니까?"
"지금은 아니다. 하지만 흑점 물류가 이쪽으로 기울면 — 가능성은 열린다."
"가능성이 열린다면, 준비를 해야 합니다."
아버지가 손을 들었다.
"준비는 하되, 드러내면 안 된다. 우리가 준비하고 있다는 것을 상대가 알면, 상대도 시기를 앞당긴다."
이름은 없었다. 10화에서 처음 나왔던 소문의 후속이었다. 상단 셋이 다섯으로 늘었고, 소문파 복속도 확대되었다. 규모가 커지고 있다.
전생의 감각이 반응했다.
상단을 삼키는 것은 돈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길이 필요한 것이다. 군사를 먹이고, 물자를 옮기고, 사람을 모으는 길. 이성계가 고려의 권문세족을 무너뜨리기 전에 한 것이 정확히 이것이었다. 군사를 먹이기 위해 둔전(屯田)을 확보하고, 무역로를 장악하고, 무관들에게 토지를 나눠주어 병력을 확보했다.
이건 상인의 확장이 아니다. 병참 구축이다. 싸우려는 게 아니라 싸울 준비를 하고 있다.
그때 — 둘째의 손이 움직였다.
미세한 동작이었다. 아버지의 보고를 듣는 동안, 둘째의 왼손이 허리춤의 서책을 만졌다. 붉은 실이 감긴 서책. 무의식적 동작이었다. 소식을 듣고 반사적으로 손이 간 것이다.
나만 그것을 봤다.
둘째와 사파 군벌 소문 사이에 접점이 있는 것인가. 붉은 실 서책이 외부와의 연락 수단이라면, 둘째는 이미 이 정보를 다른 경로로 받고 있었을 수 있다. 아버지의 정보망과 별개로 자기만의 정보망을 운영하고 있는 것인가.
지금은 묻지 않는다. 둘째의 비밀은 둘째의 것이다. 하지만 필요할 때 꺼낼 수 있도록,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는 알아둔다.
회의가 끝난 뒤, 형제들이 서재를 나왔다.
큰형은 곧은 걸음으로 연무장을 향했다. 불안할 때 검을 잡는 사람이다. 셋째는 가신 하나를 붙잡고 뭔가를 귓속말했다. 정보를 모으기 시작한 것이다. 둘째는 서고로 향했다. 평소와 같은 걸음. 하지만 왼손이 아직 허리춤에 있었다.
세 형제가 각자의 방식으로 반응하고 있었다. 큰형은 검으로, 셋째는 사람으로, 둘째는 정보로.
그리고 나는 — 읽는 것으로.
밤. 정좌호흡.
작은 방에 앉아 눈을 감았다. 호흡을 세기 시작했다. 열다섯. 기감이 잡혔다. 또 한 호흡 빨라졌다.
기감을 유지한 채, 의식을 넓히려 했다. 이번에는 방 안이 아니라 밖으로. 벽 너머. 복도. 서재.
느껴졌다.
희미하지만 — 세가 전체의 기운이 깔려 있었다. 사람들의 호흡이 점처럼 찍혔다. 아버지의 기운이 서재에서 묵직하게 내려앉아 있었다. 강했다. 바위 같았다. 큰형의 기운은 연무장에서 곧은 선처럼 뻗어 있었다. 셋째의 기운은 안채 어딘가에서 날카롭게 떨리고 있었다.
그리고 서고 쪽에서 — 둘째의 기운 옆에 다른 기운이 하나 더 있었다.
눈을 떴다.
둘째의 기운은 익숙했다. 차분하고, 고르고, 책장을 넘기는 리듬 같은 기운. 그 옆의 기운은 달랐다. 둘째보다 약하지만, 더 빠르게 떨리고 있었다. 긴장한 사람의 기운이다.
시간은 자시(子時)가 넘었다. 자시에 서고에서 둘째와 함께 있는 사람.
이 시간에 서고를 드나들 수 있는 사람은 제한적이다. 가주의 가신이거나, 형제이거나.
셋째인가. 아니다. 셋째의 기운은 안채에서 느꼈다. 큰형도 연무장에 있었다.
외부인인가.
기감이 풀렸다. 유지할 수 없었다. 아직 이 정도의 탐색을 오래 유지하는 건 무리다.
이불을 덮고 누웠다. 천장을 보며 정리하지 않았다. 아직 재료가 부족하다.
다만 한 가지. 둘째가 자시에 서고에서 누군가와 만나고 있다는 것. 이 정보는 혼자 가지고 있기로 했다.
필요한 때가 올 때까지.
누웠다. 오늘 하루를 되짚었다. 큰형이 담장의 기척을 느낀 것. 사파 군벌의 확장. 둘째의 야간 서고 방문자. 셋이 하나로 이어지는가, 아니면 각각 다른 선인가.
아직 모른다. 하지만 점이 늘고 있다. 점이 충분히 모이면 선이 보인다. 선이 보이면 그림이 된다. 그림이 되면 수를 둘 수 있다. 그때까지는 눈을 감고 점을 센다.